다른 곳에 와 있나 했다.
다른 풍경이었다.
있어서는 안될 자리같았다.
같은 곳에 있는데 다른 곳에 있는 기분이었다.
장소에 대한 지각을 하기에는 환경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얼른 벗어나고 싶었는데 우스워 보이는 게 싫었다.
억지로 참는 일은 과거에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을 칠 때면 가끔씩 밖으로 튀어나온다.
어쩌나 싶기도 했다.
기분은 좋았지만 여전히 없었다.
뭐가 그렇게 잘 못 되었는지
돌아보기도 전에 발 걸음을 옮겼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꽃과 벌은 가득했고
달콤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할 수 없는 일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