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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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은 흠이없는 구슬 또는 옥을 말한다.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표면으로 완전함을 이루는 것이다.

 

완벽하고 싶어서 완벽하려고 행동한다. 사소한 부분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주제의식이나 연기, 배우, 감독, 메시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공책을 펴고 메모를 해가면서 말이다. 청소를 한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닦는다. 완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닦고 또 닦는다. 그래도 먼지는 계속 나온다. 책을 읽는다. 글자 하나하나를 눈에 새기면서 읽는다. 밑줄도 긋고 지나간 지나간 문장을 몇번이고 되돌아가 본다.

 

구분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완벽하다는 '느낌'에 대한 집착인지 실제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지 말이다. 완벽함은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으려고 할 때 나온다. 완벽하려고 노력할수록 완벽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인간은 애초에 불완전한 존재이다. 극복할 수 없는 결핍에 대해 완벽하고자 하는 욕망이 유전자에 새겨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등 뒤에 악마가 날카로운 창을 겨누고 있다. 눈 앞에 방은 두개다. 완벽한 방과 완벽하지 않은 방이다.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는 본인 선택이다. 창끝이 등을 찌르기 직전에 완벽한 방의 문을 열었고 이어서 10년의 시간을 잃어버렸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을 땐 완벽하지 않은 방을 열려고 했으나 잠겨있었다. 그렇다고 다시 완벽한 방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고 잠긴문 여는법을 공부하든 문을 부수든 들어가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다. 등뒤의 창끝에 찔릴지언정 버티고 서있다. 잠깐 문이 아주 살짝 열렸을 때 손끝을 밀어넣었다. 손끝이 문안에 들어가 있다. 온 몸이 들어갈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를 일이다.

 

영화나 책, 청소 등 다 흐름이다. 요소에 머무르면 집착이된다. 완벽하지 않은 요소를 적정선에서 지나칠 수 있어야 비로소 완벽해질 수 있다. 완벽해질 수 없는 태생이지만 완벽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느낌이 아니라 실제를 봐야한다.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표면이 과면 정말 매끄러울까. 기준을 바꿔보면 아니다. 위에서 아래에서 앞에서 뒤에서 멀리서 가까이서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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