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늬 블로그

낯선일상

2023. 5. 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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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라는 말은 너무나 익숙해서 사실 피부에 와닿지도 않고 그저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 자체를 해독하는 것 이상의 인상을 우리이게 주지 못하고 있다.

 

익숙한 일상을 살다보면 어느순간 낯선 일상을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평소에는 학교에서 그랬으니까 또는 책속에서 그랬으니까하면서 실제로 머리를 써서 스스로의 결론을 내지 않은 채로 그냥 그저 그렇게 그런가보다 하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세게 맞는 경우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이다. 그 기간은 10년이 될 수도 있고 평생이 될 수 도 있다.

 

삶과 죽음이 그렇다. 왜 사는가? 라고 한다면 누가 뚜렷한 답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그나마 죽지 못해 산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삶과 죽음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본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죽는다는 건 뭘까? 생각해보면 알 수 없다. 실제로 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과학적인 얘기, 우주적인 얘기, 종교적인 얘기 등 저마다의 죽음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만 근거가 없다. 왜? 죽음을 겪은 사람은 말이 없기 때문이다.

 

뭐 대단한 얘기를 하려고 글을 쓴게 아니다. 일이 있었다. 살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삶과 죽음을 마주했다. 슬프고 무섭고 기쁘고 두렵고 걱정되고 피곤하고 어둡고 밝았다.

 

삶과 죽음에 대해 난 낯선 일상을 만났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알고 있다. 부디 이 낯선 인상이 오래가길 바랄뿐이다. 모든 것을 잊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기억해도 문제다. 나를 생각에 잠기는 하는 일이 평생 뚜렷하다면 당연히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 망각. 도움이 되지만 서글프기도 하다. 익숙해진다는 건 망각이다. 그 서늘한 낯설음을 망각하는 일이다.

 

결론이다. 마주했으면 최선을 다하자. 그때가 평생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삶과 죽음, 죽음 뒤에 뭐가 있다면 소리가 닿는다면 그건 삶이다. 아니 삶 자체가 죽음과 무슨차이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꼬리를 무는 생각에 잠기는 지금이 내가 망각할 시간인 것도 같다. 가끔은 선명해져서 나를 낯설고 따뜻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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