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무채색으로 살다보면
다른 색으로 채워졌을 때 위화감이 든다.
그래도 막상 새로운 색이 들어오면
신기하고 재미있어 신경을 쓰게된다.
채색이 된 부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 밑그림 위에 있는 것들이다.
색이 빠지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오렌지빛이던 세상이 잿빛으로 변한다.
지난 시간에 비해 얼마 되지는 않는 동안에
물든 곳은 꽤 깊숙히도 자국을 남긴다.
결국엔 색이 빠진다.
애초에 없던 것이 없어진다고 해서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근데 또 다른 게 있다면
색의 자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밤바람이 차가워졌다.
안산천을 걷는 일이 늘었다.
굳이 없어도 될 일이 생기는 것을 보면
괜한 짓을 했나싶기도 한다.
주인없는 카드가 덩그러니 있었다.
사인도 없으니 뭐 될대로.
정말로 하는데 믿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수업시간에 잠깐 코를 골았다고 한다.
꿈을 꿨을텐데 분명 기억이 나질 않는다.
떠오르긴 하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3년에 하나도 어려운 일이다.
머리에 리본을 묶고 다니는 일.
갗에 물을 줘봐야 자라지 않는다.
전에 쓰던 안경이랑 같은 도수인데도
꼴에 새 안경이라고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렌즈의 종류만 다른데.
동수는 같은데.
이쯤되면 의심을 해볼법도 하고.
아니면 촛점거리 문제일 수도 있다.
피팅을 해주는 손이
그렇게 미덥지는 않았다.
은근히 자주 마주친다.
냥이는 얼굴 한 번 안보여주고 갔다.
잠깐 오싹했다.
근데 꼭 왜 그곳에서만 그런일이
일나는지는 의문이다.
일기장인데 피상적으로
쓰는 것도 웃긴 일이다.
뻔히 나오는데 아니라고
하니깐 뭐 헛웃음이 났다.
밤의 표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가 넘어가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