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을 내어 옷감을 짠다.
사람들은 인과 연을 맺는다.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옷깃을 스치려면 전생에 500겁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
1겁은 4억3천200만년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지금 맺고 있는 관계가
굉장히 소중한 관계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 인연에 매이지는 않는다.
스승과 제자는 1만겁이라고 한다.
육신은 부모에게 받지만 정신은 스승에게 받는다 하여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아주 큰 인연이라고 본다. 불교에서는.
500겁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인연을 겁으로 생각해보면 머리가 아파온다.
전생이 도대체 얼마나 긴 것인지 가늠도 안된다.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해야하나.
인과 연이 생기는 순간부터 갈등도 생긴다.
팀플을 했다.
엉겹의 모임이다.
연우식당이다.
믹스카츠동을 주문했다.
500겁의 인연에도 매이지 않는다고 했다.
인연에 연연하다보면
필연을 가장한 우연에 뒤통수를 맞는 꼴이다.
만날사람은 다 만난다.
'지금이 제일 비참하다고 할 수 있는 동안은 아직 제일 비참한 게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한 말이다.
그래도 살면서 가장 비참했다.
거리를 걸었다.
아무도 없엇다.
겁이 없는 시간이다.
달이 참 예쁜 날이다.
큰 달을 볼 수 있었다.
다시 엉겁을 지낸 사람들과
팀플을 해야한다.
인과연을 믿던 안믿던
지금은 암전이다.
사이따위는 없다.
애옹이는 춥지도 않은지 길바닥에 누워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다리에 얼굴과 몸을 마구 비벼준다.
꼬리고 다리를 감아준다.
동료로 받아들여준 것이다.
등어리를 쓰다듬어준다.
웬만하면 다 허락해준다.
애옹이와 나는 몇겁의 인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