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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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택배를 도난당했습니다. 그것도 믿고쓰는 우체국택배를 말이죠. 다행스럽게도 비싼물건은 아니지만 상당히 불쾌합니다.

 

사건 정황

2020-07-22 12:18 우체국택배 도착 (물건:전조등)

도착문자 못 받음.

 

2020-07-22 13:45 cj택배 도착 (물건: 옷)

도착문자 받음.

 

2020-07-22 16:00 우체국택배가 문앞에 없는 것을 알게됨

시간은 정확하지 않음.

cj택배는 문앞에 있음.

 

2020-07-23 우체국배달원과 통화

우체국배달원과 통화했고 결론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함. 배달원과 전화끊고 바로 우체국콜센터에 전화하였고 관할 우체국에서 연락이 가도록 처리해준다함.

 

관할 우체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종강 전이라 시사회에 참석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함. 안산우체국 민원실 전화번호가 찍혀있음. 시사회 중간에 나와서 17:51부터 전화를 7통 했는데 안받음. 결국 민원실 말고 안산우체국 검색해서 대표번호로 전화해서 연결됨. 우체국입장은 우체국에서 관련절차나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배달원하고 알아서 해결을 하라는 것. (여기서 좀 놀랐던게 무슨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문제 발생시 배달원하고 해결을 봐야한다 공식적인 절차는 없다) 원래 통화하려던 관할우체국 민원실로 연결부탁했지만 전화는 돌려졌으나 연결은 되지 않음.

 

2020-07-24 안산우체국 민원실과 통화

민원실-관련부서-실장(?)연결 (총 3단계에 걸쳐서 담당자와 연결됨). 결론은 우체국에서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절도 사건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마련된 절차는 없다. 배달원과 해결을 봐야한다. (녹음기를 틀어놓은 줄 알았음) 배달원에게 내용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2020-07-24 10:00 경찰 신고 및 경찰 방문

지구대까지 가지 않아도 집까지 찾아옴. 일시/장소 및 상황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함 진술서를 작성함. 경찰관은 범인이 건물거주인 50% + 외부인 50%이라고 함. 말이 거창하지만 그냥 확률은 반반인 것.

 

2020-07-24 11:00 우체국택배 배달원 방문

시간 정확하지 않음.

잠깐 얘기 나눔 (그냥 형식적인 얘기 잠깐).

 

2020-07-24 11:55 cj택배 배달원과 통화

문의내용 : 22일에 내가 사는 곳 문 앞에 택배 상자가 있었는지?

답변내용 :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상자가 없었던 것 같다. 반품인줄 알고 가져가는 경우도 있는데 확인해봐라.

(반품송장이나 반품건은 없었기에 이건 가능성이 낮다)

 

2020-07-24 20:00 담당결창과 통화

[통화내용]

 

건물내 CCTV가 없고 건물외 CCTV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건 크기가 작아서 외투에 숨겨서 가지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

한 번 손을 탔으니 앞으로 택배는 직접 수령 또는 어디에 맡겨야한다.

 

추리

우체국택배 도착시간 : 12:18 (도난)

cj택배 도착시간 : 13:45 (수령)

 

약 90분 사이에 우체국택배가 사라짐. 만약 범인이 cj택배가 도착한 13:45 이후로 범행을 했다면 우체국택배와 cj택배가 모두 사라져야 정상이다. (훔쳐가는 마당에 품명을 보고 골라서 가져갈 확률은 적음) 우체국택배가 도착하고 cj택배가 도착하기까지 그 90분이라는 사이시간에 우체국택배가 사라졌다고 예상한다.

 

낡은 빌라원룸에 살고있다. 대부분 노인이고 젊은 애들도 1~2가구 있다. 젊은 애들은 같은 서울예대 학생이다. 도둑질에는 나이가 많고 적고가 없긴하다. (대부분 계단도 겨우오르는 노인들이다) 만약 건물 내부인의 소행이라면 내가 2년 6개월째 거주하고 있는 동안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어야 신빙성이 있다. 최근에 이사온 사람은 없다.

 

건물에 드나드는 외부인은 내부인이 초대한 외부인 또는 현관문에 전단지를 붙이는 사람 또는 음식 배달하는 사람이다. 우체국택배 배달원이 말하길 오배송의 가능성은 매우낮다고 한다. 대화해보니 물건을 놓은 위치까지 대략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배송 시 요청사항

 

야간 라이딩을 좀 해볼까하고 자전거 전조등을 주문했습니다. 국민전조등으로 유면한 미니줌2s입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배송요청사항에 '문앞에 놔주세요'라고 썼습니다. 앞 쪽에 '부재시'를 붙였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냥 문앞에 놓아 달라고 해놨으면 보상을 못받습니다. (찾아보니 관련 판례가 있다고 합니다)

 

 

우체국택배는 배송 전에 카톡으로 메시지가 옵니다. 우편물배달희망장소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배송 전 카톡을 확인하지 못했고 배송은 G마켓 배송메시지에 요구한 대로 문 앞에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요즘은 아예 비대면 배송을 원칙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한 가지 잘 못된 것은 배달완료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위의 사진처럼 배달완료 메시지가 오는데 이번에만 안 왔습니다. 배송메시지 대로 문 앞에 물건을 놓은 것 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배달완료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우체국에 문의해보니 판매자한테는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우체국택배가 배송되었을 때 저는 집에 있었습니다. 배송되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배송완료 문자만 보내줬다면 물건을 수령했을 것입니다. 관련해서 우체국에 문의하니 배송완료 문자는 의무도 아니고 시스템상으로 갈 때고 있고 안 갈 때도 있다고 합니다. 이건 또 뭔소린가 했습니다. 같은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누구는 배송완료 문자를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찌됐건 내 택배는 사라졌습니다. 낡은 빌라에 살고 있어서 CCTV도 없습니다. 집 근처에 방범용 CCTV는 있는데 경찰측에서 확인을 해줄까 모르겠습니다. 소액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경과는 계속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메송메시지는 앞에 항상 '부재시'를 붙여주세요.

 

추가

2020-08-08 13:46 우체국택배 배달원 전화옴 (물건 찾음)

[통화내용]

 

우체부// 물건을 찾았다. 본인이 어디갔다 온 사이 다른 직원이 물건을 찾았다. 물건을 어떻게 해드릴까?

 

본인// 뭘 어떡하냐 가져다 달라. 내가 겪은 불편에 대해서는 나름의 조치를 취하겠다.

 

우체부는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 없다가 통화 막판에 한 마디하니깐 그제야 미안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순서가 꼬이거나 하여 다른 곳으로 배송이 가거나 늦어질 수는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경우는 좀 다릅니다.

 

솔직하게 말했으면 어느 정도 감안을 했겠지만 우체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분명히 전화로도 그랬고 저한테 찾아와서도 제 집 앞에서 놓은 위치까지 쳐다보면서 물건을 배송했다고 말했습니다.  우체부 본인 입으로 배송을 완료했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다른 직원이 물건을 찾았다고 합니다. 앞뒤가 안맞죠. 쉽게 말해 물어주기 싫어서 무조건 잡아떼고 본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안산우체국에 정식으로 클레임을 넣을 생각입니다. 지난 통화에서 안산우체국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는 태도로 일관했었는데요. 이번에도 클레임을 걸어봤자 우체부한테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2020-08-10 물건받음

우체국택배 배달원이 사과했습니다. 자신이 도로명주소가 헛갈렸다고 합니다. 다른 직원이 물건을 찾았다는 말은 무엇인지 궁금은 했지만 말이 길어질 거 같아서 묻지 않았습니다. 물건은 상자가 조금 찌그러진 것 말고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우체국택배 배달원이 정중하게 사과는 했지만 그 사과에 의구심이 듭니다.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 잡아떼고 거짓말을 했던 지난번의 태도를 보면 충분히 이런 생각을 가질만합니다. 만약에 이번처럼 명백하게 잘못이 드러나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우기고 버티고 했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가 떠안았을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2주간 물건을 사용하지 못한 것과 나름의 스트레스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우체국에 클레임을 걸고 배달원에게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려다가 귀찮기도하고 잘못을 인정하기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어찌됐건 물건을 찾아서 기쁩니다.

 

2020-08-19  경찰에 사건종결 처리함

그냥 전화로 연락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 진술서를 쓸 때 처럼 물건을 찾았다는 내용을 문서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경찰서에 방문을 하려고 했으나 담당형사가 제 자취방에 방문한다고 하여 도난당한 줄 알았던 택배를 찾았다는 내용을 쓰고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후기

택배를 도난당했다고 생각을 하고부터는 원룸건물에 드나드는 모두를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배달원, 이웃, 우체부, 택배기사 등. 오며가며 건물에 있는 사람들의 손을 보기도 했습니다. 혹시나 내 물건을 사용하지 않나해서 말이죠. 박스 버리는 곳도 한 번 가보고요. 믿고 쓰는 우체국인데 이런식으로 저한테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지는 몰랐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택배메시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택배메시지는 본인이 작성하기에 그 내용에 대해서 본인이 책임을 져야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식하지 않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죠. 이번에 머리에 크게 각인되었습니다. 어찌됐건 물건은 찾았으나 소비한 에너지와 신경쓰느라 받은 스트레스가 생각나 기분이 되게 별로입니다.

 

결론은 아무도 믿지마라.

 

참고할만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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