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일어난 일은 아니다.
찍어놓은 사진이 순서가 바뀌는 건
그렇게 신경쓸 일이 아니다.
누가 보지도 않는 글을
모두가 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은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극해 개인적인 기록이다.
엄마가 안산에 들렀다.
할머니가 안산에 계신다.
할머니께서 계신 곳은 내 방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다.
옛 기억이 떠올랐다.
좋은 기억은 아니다.
할머니를 뵀다.
작은 이모를 봤다.
사촌 동생을 봤다.
엄마를 봤다.
만남이 생각보다 길지는 않았다.
친척들을 만나는 건 마냥
편한 일은 아니다.
주머니에는 작은 이모가 챙겨준
귤이 가득 들어 있다.
안산에 춘천 닭갈비가 있다.
월광노인정 버스 정류장 앞에 있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외투를 챙겨입었다.
멀리 갈 생각이었다.
77번 버스를 기다렸다.
해가 짧았다.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왜 갔나 싶을 정도로 별 거 없었다.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렸다.
돌아오는 길에 하차벨을 잘 못 눌렀다.
기사님께 잘 못 눌렀다고 말했다.
버스의 문이 닫혔다.
고양이 집은 겨울이 지나가야 설치하겠다.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무감하다.
새벽에 편의점에 들렸다.
밤고양이가 따라왔다.
다리에 몸을 부비는
고양이의 등을 쓸었다.
줄 게 없었다.
생각보다 자괴감이 많이 온다.
하루가 무뎌졌다.
돈은 아깝지 않다.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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