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 축구
KFA B / D 5th FL
종로구 경희궁 길 46
서울 110-062 한국
c.c.
레가 세리에 A
아시아 축구 연맹 (AFC)
한국 축구 협회 (KFA)
권오갑 씨에게 (Mr. KWON Oh-Gap)
7월 28일에 보내주신 공문은 잘 받았습니다.
26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벤트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의 입장을 정확하게 알려줘 감사합니다.
덕분에 당시에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선, 경기 당일 유벤투스의 선수들과 감독들이 느낀 K리그의 우수한 경기력과 뜨거운 분위기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합니다.
더페스타와 K리그가 힘을 모아 완성한 협업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총재님, 또는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맞대결을 당초 27일에 치르는 쪽으로 기획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일정은 K리그의 요청에 따라 26일로 앞당겨졌습니다.
협상 기간 중 우리 구단의 매니저를 통해 이와 같은 스케줄 변화가 빚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전 경기 일정이 모두 확정된 상태라 우리의 아시아 투어 프로그램 또한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프로축구연맹과 유벤투스 모두를 의미)는 위대한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축구 경기를 보여주기로 약속하면서 26일 개최를 결정했습니다.
여행 과정에서 이동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경찰의 에스코트 등 편의 제공)
안타깝게도 우리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데에만 45분이 걸렸습니다.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1시간 50분이 소요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은 지나치게 타이트한 스케줄(K리그가 27일이 아닌 26일에 경기를 치르자고 요청했기 때문에 발생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휴식을 취하기에도, 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호텔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팬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습니다.
우리를 반기는 팬들을 기쁘게 하는 게 글로벌 축구팀인 유벤투스에게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팬들과 미디어의 요구에 대해 최고의 성의를 표시했습니다.
월드컵 우승자 부폰을 비롯해 각국 국가대표인 라비오, 스쳉스니, 디실리오, 보누치, 베르나르데스키, 루가니, 더 리흐트, 그리고 발롱도르의 수상자이기도 한 네드베드 부회장까지 팬 미팅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프로모터(더페스타)는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4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요청한 것과 다르게 경찰의 에스코트는 없었습니다.
서울의 교통체증은 대단했고, 팀 버스가 2시간 가까이 길에 갇혔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네드베드 부회장은 주최측 관계자로부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 전화를 받은 바 있습니다.
경기장에 너무 늦게 도착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 가지 목적을 정했습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우리는 선수들이 워밍업을 할 수 있도록 경기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팅을 거쳐 경기 시간이 오후 8시 50분으로 결정됐습니다.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사랑스런 관중들에게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 확보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건너온 모든 선수들이 베테랑부터 젊은 유망주까지 경기에 뛰었습니다.
오직 단 한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 빠졌습니다.
우리 메디컬 스태프들은 서울 도착 48시간 전에 중국 난징에서 열린 경기에서 발생한 근육 피로 때문에 호날두가 휴식을 취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권오갑 총재님께서 주장하신 무책임한 행동, 오만함, 팬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에 대해 우리는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유벤투스의 어느 누구도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받길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경기에 대해 '합의 위반'이라 주장하며 '고발'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나는 우리 법무팀에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친선경기와 관련해 결론을 내기 전에 오랜 시간 협상했고, 모두가 합의에 따른 결정이었던 만큼, 결과적으로는 양측 모두가 이에 따를 것이라 확신합니다.
유벤투스의 입장이 명확히 전달되었기를 기대합니다.
안드레아 아넬리(유벤투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