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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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지하에서 지상으로 넘어설 때 기생충은 선을 넘게 된다.

불이 켜지면 부리나케 도망가야하는 바퀴벌레가

도망가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살충제를 꺼내들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위에서 아래로

어쩌다 얻은 비싼 물건이 종자가 되기도 전에

곰팡이가 피어버리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다른 옷을 입어도 배어 버린 냄새는 빠지지 않는다.

지긋하게 장마철이면 넘쳐나는 하수도와 무너진 콘크리트 다리,

길 건너편에서 나무합판으로 만든 선반이 있었다.

위로 올라가서 가지고 내려온 것은 건전지가 들어가는 장난감 자동차였고

자동차는 건전지가 아니라 손으로 움직였다.

다시 아래에서는 검버섯핀 노인의 곰팡내와 비릿한 장마의 물줄기 냄새가 났다.

이루지 못 할 꿈을 꾸어 불처럼 탈 건지 다시 또 불이 켜졌을 때

몸을 숨길지 선택을 하는 것도 웃기다.

기회가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정해진 결과에

두려워서 넘지 못하던 선을 미친척하고 넘어서면 죽거나 살거나다.

돌이 너무 컸고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바퀴벌레의 지난삶이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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