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일본식의 방송용어가 많습니다. 속어나 은어처럼 통용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선배에서 후배로 계속 전승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방송용어가 있지만 재미를 위한 기본적인 구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인 니주와 오도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주(니쥬)
이야기가 진행 시 클라이맥스를 위한 복선을 의미합니다. 밑밥 또는 빌드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할 때 중간과정 없이 본론부터 말하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서론이 필요한데 이게 니주입니다. 예를들어 개그콘서트 생활의 달인에서 류담의 역할입니다. 김병만이 큰재미를 날리기 전까지 잔재미를 계속 만들어냅니다.
일본어 'にじゅう(니주)'의 본래 뜻은 '이중'입니다. 이야기에서 절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복선을 겹겹이 쌓아내는 일을 지칭하다보니 니주가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도시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앞에서 깔아놓은 니주의 추진력으로 한 방을 날려 빵터지는 재미(또는 감동)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본론과 결말 부분입니다. 핵심적인 메시지를 임팩트있게 던지는 일입니다. 예를들어 개그콘서트 생활의 달인에서 김병만의 역할입니다. 초중반까지는 류담의 말에 대꾸정도나 해주다가 후반의 결말에서는 빵 터뜨리는 재미를 날려줍니다.
일본어 '落とし(오도시)'의 본래 뜻은 '이야기의 매듭'입니다. 이야기에서 절정 이후 바로 결말로 이어지는 일을 지칭하다보니 오도시가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니주와 오도시
오도시가 살려면 니주가 필요하고 오도시가 있어야 니주가 있다보니 두 개념은 하나의 세트로 봐도 무방합니다. 절정 시에 깔아놓은 복선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다면 사람들은 제대로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그 이야기의 조잡함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됩니다. 소위 '니주 깐다'라고 하는 복선을 만들어내는 일은 핵심메시지인 오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밀도 높은 '재미'를 위해서는 니주와 오도시의 결을 일치시키는 일에서 부터 시작입니다.